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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일리노이 정치 지형

일리노이 주 정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지역적 구분을 하기 힘들어졌고 이에 맞는 적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리노이대학에서 발간한 ‘일리노이 정치:권력과 정치, 정부를 이해하기 위한 시민 가이드’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일리노이 정치 지형을 설명하고 있다.     14년만에 나온 개정판은 우선 그간 편의상 구분해 온 일리노이 정치 권역에 균열이 생겼다고 지적한다.     통상 일리노이를 시카고와 서버브, 남부 지역으로 분류하곤 한다. 민주당이 시카고에서 우세하고 공화당은 주 남부에서 지지세가 공고하며 서버브는 일종의 스윙보트 지역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서버브가 시카고와 거의 유사한 특징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책에서 예로 든 지역이 버윈과 시세로. 이들 지역은 서버브로 분류되기 보다는 시카고와 유사성이 더 많아졌다는 것인데 가장 큰 이유는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인종 구성이 최근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안과 히스패닉 인구가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서버브에 속하면서도 네이퍼빌과는 큰 차이점을 보여 오히려 시카고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 역시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아직 이를 위한 준비가 부족한 현실이다. 마치 100년 전, 200년 전 시카고에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안계 이민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단체들이 많아졌던 것처럼 아시안과 히스패닉을 대표할 그룹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일리노이 정치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억만장자들이 지역 정치를 좌지우지 하게 됐다는 것이다. 브루스 라우너, JB 프리츠커, 켄 그리핀, 리차드 우이흘린과 같은 거물급 정치 기부자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이들에게 줄을 서는 정치인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정당의 인정을 받아야 했지만 요즘에는 이들 소수 거액 기부자들의 눈에 들면 막강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공화당의 경우에는 라우너 전 주지사와 그리핀이 지역 정치계에서 손을 떼면서 공화당의 메시지를 지역에 전파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Nathan Park 기자일리노이 변화 지역 정치계 일리노이 정치 정치 지형

2024-08-09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매디건 이후의 일리노이 정치

마이클 매디건 전 주 하원 의장은 오랫동안 일리노이 정치 권력의 가장 높은 자리에서 군림해 온 인물이다. 그의 별명이 ‘일리노이 진짜 주지사’라고 불릴 만큼 정치 막후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왔다. 주의회에 올라가는 모든 법안이 순탄하게 통과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매디건을 통해야 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전체 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하고 사장되는 것이 흔했다고 한다.     그런 정치 권력 매디건도 결국 쇠퇴하고 말았다. 주변 인물들이 하나 둘 연방 검찰의 조사를 받았고 컴에드가 2억달러에 달하는 벌금에 합의하면서부터 매디건의 최후 퍼즐은 맞춰져 갔다. 2020년 주 하원 의장직을 내려놓았고 이후 주의원직에서도 사퇴하면서 그의 몰락은 예견됐다. 결국 연방 검찰로부터 22건의 횡령과 착복,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매디건 전 의장의 미래는 법원에 의해서 결정될 운명에 처했다.   중요한 것은 매디건 이후의 일리노이 정치다. 이미 곳곳에서 매디건 그림자 지우기 작업에 착수했다. JB 프리츠커 주지사는 매디건이 스폰서를 한 주정부 프로그램에 대한 예산 지원을 중단키로 했다. 일리노이 경제 회생 프로그램 중 하나인 Rebuild Illinois 프로그램 중 적어도 1억달러 이상은 매디건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일리노이 정치는 아직도 권위적으로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위 말하는 머신 정치가 일리노이 정치를 대표하는 표현이 된 지 오래다. 리차드 데일리 시장 재임 당시만 해도 자신의 후원자들을 요직에 앉히고 댓가를 바라는 방식이 표준이었을 정도다. 이후 람 이매뉴얼이나 현 로리 라이트풋 시장까지 시카고 시장으로부터 느껴지는 리더십은 합리적, 이성적이라기 보다는 억압적이고 압도적이라는 이미지가 더욱 강하다. 주지사 역시 탄핵된 로드 블라고야비치에 이어 팻 퀸은 자신의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한 2인자에 머물렀고 공화당 소속의 브루스 라우너는 매디건의 벽을 넘지 못하고 좌충우돌 하며 성과를 내는데 실패했다.     전문가들은 매디건의 권력이 쇠퇴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에 태어난 주의원들이 의회에 입성하기 시작한 것을 꼽고 있다. 이들은 기존 정치에 대한 반감이 있으며 의회가 한 사람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것을 꺼려하는 세대라고 한다. 매디건이 1971년부터 주의원으로 재직하고 40년 가까이 의장직을 수행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던 공통점이 있다. 그렇게 세대가 변하면서 철옹성 같았던 매디건도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아직 매디건에 대한 재판이 끝나기에는 많은 시간이 남았다. 법정 소송을 통해 그가 어떻게 이권을 행사했으며 소장에 적시된 바와 같이 ‘매디건 기업'을 운영하면서 사적 이익을 챙겼는지 상세하게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과정에 일리노이 정치의 민낯 역시 일반에 알려질 것이다. 이를 통해 비효율적이고 부패한 일리노이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가지기 보다는 앞으로는 더욱 나아질 미래 정치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이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혐오감으로 눈길을 두지 않을 경우 가장 이득을 얻는 쪽은 이미 권력을 잡은 이들이 되기 십상이다. 한 예로 이번 소송을 진행하면서 쓰여질 막대한 변호사 비용은 매디건이 그간 모금한 정치 자금 계좌에서 지불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매디건이 정치 자금을 모금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손을 봐야 할 점인 것은 확실하다. 현 일리노이 정치자금법은 정치인이 은퇴를 하게 되면 어떤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별 다른 제재가 없다는 것은 분명 문제다. 매디건의 기소를 접하면서 이러한 폐단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일리노이 정치 일리노이 정치 정치 권력 일리노이 경제

2022-03-09

허술한 일리노이 정치자금법 논란

마이클 매디간 전 일리노이 주 하원의장 700만달러, 에드 버크 전 시카고 시의원 200만달러, 대니 솔리스 전 시카고 시의원 22만달러, 캐리 오스틴 시의원 8만달러, 루 프레스타 크레스트우드 전 시장 2만5천달러.     이들 금액은 시카고 지역 정치인들이 지출한 변호사 비용이다. 이들은 모두 부정부패 의혹에 연루돼 재판을 받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데 문제는 이 돈이 모두 선거 자금이라는 점이다.     보통 정치 자금이나 선거 자금이라고 하면 선거를 앞두고 캠페인을 시작하거나 출마를 앞두고 필요한 여론조사나 정책 개발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정치인 자신에게 쏠린 부정의혹을 변호하기 위한 비용으로도 사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선거 자금은 대개 개인 후원자나 노조 등의 이익단체에서 모아 정치인들에게 전달되지만 기부자의 의도와는 달리 형사사건의 변호사 비용으로 전용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리노이 정치 자금법이 자신의 변호사 비용 역시 선거 자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생긴 일이다.     이로 인해 주 대법원에서는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19년 바이론 시그초-로페즈 시카고 시의원이 솔리스 전 시의원의 변호사 비용 지출을 본 뒤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시그초-로페즈 시의원측은 최근 스프링필드 대법원에서 열린 관련 심리에서 "솔리스 의원이 지출한 22만달러의 변호사 비용은 개인 빚으로 봐야 한다. 공직에 출마한 것이 아니라 선거 비용도 아니고 사업 빚이나 공공 빚이 아니다. 이 돈은 개인의 형사 재판을 위해 지출된 돈이기 때문에 개인 빚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현재 일리노이 선거 자금법이 사용해서는 안 되는 항목에 개인 변호사 고용은 빠져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또 오랫동안 주 선관위가 선거 자금의 개인 변호사비 지출을 묵인했다는 점도 거론됐다.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법원에서가 아니라 주의회에서 선거 자금법을 개정하는 것이 수순이라는 것이다.     주 대법원은 시그초-로페즈 시의원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서 심리를 진행하고 있고 판결을 내리게 된다.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     Nathan Park 기자정치자금법 일리노이 선거 자금법 일리노이 정치 시카고 시의원

2022-01-28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마이클 매디간의 그림자

일리노이 주 정치에서, 적어도 최근 이삼십년 간은 마이클 매디간 전 하원의장을 빼놓고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오랫동안 주의회를 장악하면서 권력의 최정점에 있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권력자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작년 추수감사절 전후로 매디간은 하원 의장 재출마를 고려하면서 지지 의원이 얼마나 될 지를 카운트 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그는 하원 의장도, 하원 의원도, 일리노이 민주당 의장 자리에서도 다 내려온 상태다. 물론 타의에 의해서다. 아울러 그와 연루된 각종 의혹과 관련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아직까지 그가 직접적으로 불법 사실에 개입된 것이 법정에서 밝혀진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것이 경험칙으로 절대 권력을 오랫동안 누렸던 자들이 가는 길이었음을 알고 있다.   사실 매디간 뉴스를 접하면서 들었던 생각은 어떻게 이 아이리쉬 사람들이 정치 권력을 오래 잡고 있고 유지했는지였다. 일리노이 정치는 머신 정치라고 불리는 양상이 오랫동안 나타나 왔다. 지금은 구태라고 평가 받지만 예전에는 이런 방식의 정치가 흔했다. 특히 아이리쉬 사람들이 머신 정치와 가까웠다. 아버지 리차드 J 데일리 시장이 그랬고 아들인 데일리 시장이 그랬다. 지금도 경찰서, 소방서에 아이리쉬계 주민들이 많은 것도 이런 선상에서 이해를 해야 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가 가능했지만 아이리쉬 이민자들이 영어가 모국어였다는 점이 설득력이 있다. 이들이 시카고 정치에서 두각을 나타낸 결정적인 차이라는 것이다. 다른 독일계, 동유럽계 이민자들과는 달리 아이리쉬들은 영어가 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아이리쉬 이민자들이 권력을 잡고 주요 관직을 나눠서 가졌다는 점도 오랫동안 일리노이 정치를 좌지우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디간이 사라진 일리노이 정치에 다시 이런 구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일리노이의 인구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서 정치도 바뀌지 않겠는가라고 긍정적인 기대를 해본다. 즉 지난 10년간 아시안의 비율이 큰 폭으로 늘어나고 흑인이 하원 의장에 처음으로 올랐고 라티노들이 시카고 시의회에서도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이전과 같은 매디간 스타일의 정치가 더 이상은 유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일리노이 의회에서는 지역구 획정과 그린에너지법 통과 등 주요 현안들이 처리됐다. 만약 매디간이 아직도 하원 의장이었다면 어땠을까라고 현직 의원들에게 물어봤더니 올해와 같은 매끄럽지 못한 의회 내 과정은 없었을 것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즉 매디간 의중대로 모든 것이 흘러갔을 것이고 올해와 같은 이전투구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렇기에 일리노이 의회의 포스트 매디간 시절은 다소 비효율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리더십이 정착하고 구태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매디간의 불법 사실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유권자들 역시 무조건 한 정당에만 올인 하는 양태는 지양해야 할 것이다. 권력은 고이면 썩기 마련이다. 지금 일리노이 정치에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지지가 아니다. 그러기엔 링컨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리노이 상황이 녹록치 않다. 적어도 왜 시카고 판매세가 전국 최고 수준이고 재산세 부담은 매년 늘어나야만 하는지 책임지고 설명하며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인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마이클 그림자 일리노이 정치 정치 권력 일리노이 민주당

20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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